중국인과 한국인, 그 오해들-part 1.

중국에서 살면서 다양한 직업, 다양한 계층,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을 만난다. 한국인이든 중국인이든.
그리고 몇몇 특정한 오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너무 놀라곤 한다.
아래는 그 오해 중 인상적인 몇 가지들.

1. 한국인들이 중국/중국인에 대해 가지는 오해
1) 중국/중국인들은 하나같이 존나 못산다-->X 

가장 초보적인 오해인데 믿을 수 없을 만큼 자주 반복되고 있다. 
한국인들이 한국에 온 중국인을 만나서 집에 TV는 있냐? 중국에 이러이러한 것은 있냐? 하는 질문을 던지곤 하는데,
이거 진짜 환장할 노릇이다. 이건 비단 중국인을 떠나서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 이런 질문을 받아도 기분 나쁜 거거든.
당신이 미국갔는데 양키가 당신한테 '오우, 코리언들도 휴대전화를 쓰니?'라고 묻는다고 생각해봐봐.
그럼에도 이런 질문을 던진다는 건 (그것도 상대방에게 직접) 딱 2가지로 밖에 설명이 안 된다.
질문자가 엄청 무지해서 교양이 없거나, 아니면 상대방을 개무시하거나.
       
차차 이야기할 일이 있겠지만 13억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는 중국은, 한 나라, 아니 한 도시안에 다양한 계층이 존재한다.
19세기적 삶을 사는 사람부터 21세기적 삶을 사는 사람이 한 나라에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돈이 많은 사람은 한국의 어지간한 사람들이 감히 꿈도 꾸지 못할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한국사람들 어설프게 중국에서 돈자랑 하지 마라. 본전도 못 챙길 뿐더라 나중에 오는 사람들이 힘들어진다.)
   
그냥, 편하게 이렇게 생각하시라.
당신이 만나는 중국 사람들은 딱 당신 수준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고.
당신이 하듯이 핸드폰 가지고 있고 TV보고, 주식도 하고, 부동산 투자도 하고, 차도 굴리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나라에 가든 대도시의 삶은 다 비슷비슷하거든.


2) 한국에 오는 중국인들은 다 돈 벌러 가는 거고 잠재적인 불법체류자들이다.-->X
돈 벌러 불법적인 수단으로 오는 사람이 없다고는 말을 못하겠는데, 제발 쫌. 
이런 쓸데없는 오해 때문에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국가 이미지만 안 좋아진다.

나 같은 경우 직업상 일년에 몇 번 정도 중국 고객들을 한국에 초청해서 본사 견학 행사를 시행하곤 한다.
이 아저씨들이 패션 센스는 좀 떨어질지 몰라도, 다들 지역 유지에다 현금 동원력 빵빵한, 돈 깨나 만지는 사람들이다.

어느 장사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돈이 넉넉하게 있어야 장사도 그럴 듯하게 하는 거고, 
회사는 그런 사람들 중에서 괜찮은 사람들을 또 골라 본사 견학을 주선하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주중 한국대사관/영사관에 공무하는 융통성 없는 작자들 땜에,
우수 고객 초청 행사를 할 때마다 비자 준비하느라 매번 곤욕을 치른다.
한국에서 미국가는 비자를 받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신경쓰이고 힘이 든다.
       
재정증명, 북경 거류증 증명, 초청 기관의 납세사실 증명 등등 달라는 서류는 많지만, 
그게 다 한 마디로 '이 자식 한국에 가서 불법체류해서 안 돌아오는 거 아냐?'라는 의심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그렇게 생고생해서 한국에 가면 이 사람들이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생기겠냐?  
중국에서 사업하는 아저씨들이 자기 사업기반 다 놔두고 뭐가 아쉬워서 한국에 남겠냐?

불법체류에 대한 관리를 하는 건 좋은데 제발 선의의 피해자들을 만들지는 마라. 이건 마케팅의 기본이다.

그리고 동대문 시장이나 명동시장에서 장사하는 아저씨 아줌마들.
가게에 물건보러 오는 중국인들한테 막 대하지 마라.보는 내가 다 민망하더라.
그 사람들중에 집에 가면 벤츠, 아우디 굴리는 사람도 많거든?
그런 수모 당하고 중국 가면 한국 좋다고 그러겠냐? 생각 좀 하면서 살아라.

3) 조선족은 한국 민족이다.-->X
조선족은 한국말 할 줄 아는 중국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괜히 그 사람들한테 이상한 바람 넣지도 말고, 쓸데없는 기대도 하지 마라.
물론 그나마 한국말 할 줄 아는 젊은 조선족도 점점 줄어들고 있긴 하다만.

4) 중국은 언젠가 분열될 것이다.-->X
이거는 등소평 집권 때부터 떠돌던 상한 떡밥이다.
뭐 주로 나도는 건 소수민족의 독립으로 분열될 것이다, 잘사는 지역과 못 사는 지역간의 대립으로 분열될 것이다,
이런 종류인데, 이런 쓸데없는 공상할 시간에 차라리 잠을 좀 더 자는 게 낫다. 

중국인들은 영리하다. 그들은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엄청난 경제적 성공을 거두고,
나아가 중국이 더 강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조각조각 분열된 중국이 아니라,
13억 인구를 거느린 하나의 거대시장 중국으로 남아야 더 유리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중국 공산당은 더 영리하다.
중국 공산당원이 1억이 조금 넘는다. 이 정도 인원을 관리하려면 한 나라를 다스리는 것과 맞먹는 정치력이 필요하며,
고도로 조직화된 시스템이 필요하다. (물론 공산당원도 아무나 되고 싶다고 다 뽑아 주는 것도 아니지만.)
아무튼 중국 공산당은 내부의 불만을 여러가지 스킬을 통해 교묘히 조작하면서 중국 민중들의 정치적 요구를 달래고,
반대 세력들의 싹을 잘라내고, 내부적인 혁신을 통해 정치적 민주를 느리게나마 실현하고 있다.

중국도 나라인 이상 천년만년 잘 나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데,
그렇다곤 해도 중국의 분열을 나나 당신의 생전에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5) 13억 인구에게 빤스 한 장씩만 팔아도 13억장을 팔 수 있다.-->X
그럴 생각할 시간에 4천5백만 대한민국 사람한테 빤스 한 장씩 팔 방법을 먼저 생각해봐라.
뭐? 한국도 서울과 지방이 다르고, 남자와 여자가 다르고, 소득 수준이 다른데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아니 그러면 한국보다 땅도 크고 인구도 많고 소득 수준도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중국을 어떻게 하나의 시장으로 묶어서 생각하나?
13억 인구한테 골고루 팔 물건보다는, 천만명한테 비싸게 팔 수 있는 물건이 뭔지 생각해봐라.

6) 중국사람들이 한류라면 꺼뻑 죽는다.-->X
글쎄, 대장금 유행하던 시절에는 확실히 그랬고 나도 피부로 적잖게 느꼈다. 하지만 요새는 한 물 간게 사실이다.
한류도 이제는 체계적인 고급화 정책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수퍼주니어 같은 건 정말 엄청나게 잘 하고 있는 거다)
요새는 중국 인터넷 찌질이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반한류를 신경써야 할 때다.

7) 한국에서 드는 비용에 비해 엄청나게 싼 비용으로 재밌게 놀 수 있다.-->X
대개 이런 생각하는 분들은 아가씨 나오는 술집가고 싶어하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뭐 그런 곳이 없는 건 아닌데 대도시에서 그런 곳은 찾기도 힘들고 그런 곳에 가면 아마 당신들이 배겨나지 못할 걸?

8) 아이를 중국에 조기 유학 보내면 나중에 유리할 것이다.-->X
제발. 그냥 한국에서 열심히 공부하는게 낫다.
단순히 중국어만 배우기 위한 목적이라면 나중에 철들고 나서 어학연수로 와도 늦지 않다.
정 조기 유학을 보내고 싶다면 베트남같은 블루오션 시장을 추천한다.
중국은 이미 개나 소나 너무 많이 와서 레드오션의 극을 달리고 있거든요.

중국인의 한국/한국인에 대한 오해는 part 2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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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윤발 | 2008/05/02 02:38 | 中國世說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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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바로 at 2008/05/02 04:30
다른건 저도 동의하니다. 그런데 4번 조항은 애매하군요. 저 개인적으로는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고 봅니다. 공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분명히 존재하는 문제이고, 공산당도 골머리를 안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아시겠지만 중국에서는 三农问题라고 표현되는 이러한 빈부격차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은 아직까지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저희 생전에 볼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중국이라는 나라가 강성하면 강성할 수록 몰락기가 빨리 찾아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말입니다. 물론 그런 역사에서 배우고 있으니 쉽게 몰락할 것 같지는 않지만 저는 요즘의 중국에서 저의 생전에 볼 수 있는 가능성들이 조금은 보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Commented by nako at 2008/05/02 06:53
개인적으로 별로 납득을 못하겠군요. 저는 국내 중국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사람인데 위에서 말하는 대도시가 과연 중국의 몇%를 말하는건지 모르겠군요. 저희 가게에 오는 손님들도 거의 대부분이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위에 글을 쓰신분이 특정 도시 (자신이 경험한)에 대해서만 적은게 아닌가 싶네요. 그렇게 따지면 북한도 평양에선 상당히 잘산다죠.
Commented by 주윤발 at 2008/05/02 13:17
바로님 / 내부적 빈부 갈등은 있을 지언정 그것이 조직화된 행동으로 이어져 분열로 이어질 수 있기까지에는 많은 조건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민공이나 농민들에게 계급 의식을 불어넣고 행동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겠죠...그러나 작금의 중국은 민공이나 농민들이 제대로 된 교육이나 정보에 접할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 옛날 모택동은 북경대학교 사서로 일하며 공산주의에 눈을 뜨고 당대의 지식인들과 교류했지만, 오늘날 젊은 민공이나 농민들이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요.
Commented by 주윤발 at 2008/05/02 13:32
nako님 / 사실 국내에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장사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는 제가 많이 취약한 부분입니다.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모든 중국인이 잘 산다, 는 것이 아니라 (인구가 워낙 많고 다양한 계층이 살다 보니) 잘 사는 중국인들도 있다 (그러니 다 도매금으로 거지 취급하면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지적에 감사드립니다.
*대개 통계적으로 중국에서의 소위 고소득 계층을 5% 정도로 잡고 있습니다.(약 6천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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