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MSN의 "LOVE CHINA"와 조선족에 대한 단상

중국 MSN에는 지금 LOVE CHINA 열풍이 분다.
MSN 대화명에 LOVE CHINA를 달거나 하트 CHINA를 다는 것인데 한국에서 인터넷에 근조 리본 다는 것과 비슷한 운동이다.
중국 사람들이 왜 이러는지는 다들 짐작하는 대로,
티벳 독립 운동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과, 이에 항의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항의 시위, 성화 봉송 및
북경 올림픽에 대한 보이콧으로 나타나자 중국 국민들이 (주로)서방세계의 중국에 대한 부당한 탄압과 음해에 대해
애국심(?)으로 맞서자는 것이란다.
 
중국이 티벳 독립운동에 대해 대외적으로, 또 대내적으로 선전하는 것은 대강 다음과 같다.
"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도전하는 일부 과격 분리주의자의 선동".
56개 다민족 국가이면서도 한족이 98%에 달하는 기형적인 다민족 국가 중국에서,
<하나의 중국> 개념을 부정한다는 것은 중국이라는 국가에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중국은 한족만의 국가가 아닌 56개 민족의 국가라는 점을 대내적으로 누차 강조하면서,
소수 민족의 독립 움직임이나 대만 민진당의 대만 독립 운동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처하고 있다.
물론 그러면서도 소수 민족 거주지역에 한족을 대거 이주시키는 등 한족화정책을 펴고 있지만.
 
그러다 보니 티벳이 1949년 공산혁명 이후에야 소위 중화인민공화국의 일부가 되어,
아직 60년도 채 되지 않은 티벳과 티벳 사람들을 중국, 중국인이라고 우기는 억지스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가장 무서운 것은 중국 정부의 이러한 선전 활동에 대한 중국 민중과 소위 식자층의 태도다.
정부가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이란 개념과 <일부 분리주의자 과격파의 동란>이란 선전을 100% 의심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사진은 애국적인 해외 중국 유학생들이 그 나라 언론을 대상으로
"중국에 대한 왜곡/탄압을 중지하라" 는 시위를 하는 사진들이다.
해외에 나가서 공부를 할 만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벌이는 시위가 고작 이런 것이라니 무시무시할 뿐.
1989년 천안문 사태가 유혈진압되고, 개혁 개방 이후 황금만능주의가 유입되면서 중국에는 정부를 견제/비판할 세력이 사라졌다.
민중과 지식층이 숭배하는 최선의 가치는 민주도 아니고, 공산주의 이상도 아니고, 오로지 돈, 돈 뿐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올림픽이 중국 국민들에게 경제적 부와 더 나은 삶을 안겨줄 것이라는 정부의 선전에
민중들은 더욱 쉽게 미혹되고 만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작금의 사태에 대한 조선족의 태도이다.
조선족은 작금의 사태에 대해 (한족과 다른 소수 민족으로서) 조선 민족으로서의 주관은 절대 나타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LOVE CHINA로 대표되는 애국 열풍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혹 아직도 주위에 조선족을 같은 피를 나눈 우리 대한 민족이라고 생각하시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착각을에서 빨리 깨어나시라고 정중히 권하고 싶다.
이번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중국의 조선족은 뼛속까지 철저히 중국의, 한족 위주의 사고에 동화되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들 스스로도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믿고 있고 한족 위주의 사상을 부지불식간에 따르고 있는 것이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물론 이런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족이 98%를 차지하는 중국 사회에서 조선족은 어찌되었든 중국 사회의 주류가 될 수 없기에,
이런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이 사회에서 자신의 생존권을,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하지만 이러한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한다.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에 대한 한족화 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티벳 민족과 별 다를 바 없는 처지인 소수민족인 조선족이 계급적(?) 의식을 갖지 못할 정도로 세뇌된 것이다.
 
조선족이 민족 의식을 잃어가고 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은 없다.
그들 스스로도 자신이 중국인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나도 그들이 중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다만 국가 권력의 조직적인 언론 통제가, 집요한 정책이 이 정도로 철저한 왜곡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 무서울 뿐.
새삼 독립 운동에 피흘린 조상들께 대해,
그리고 일본 천황에게 깊숙히 고개숙여 인사했다는 자칭 대한민국 주식회사 CEO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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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윤발 | 2008/04/23 19:12 | 中國世說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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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견아 at 2008/04/23 22:22
제가 아는 중국인들도 죄다 MSN에 하트 달고 있네요.

...조선족들이 한인성을 잃어간다는건 저도 안타깝긴 합니다만..
사실상 한국이 그들에게 해주는게 전무한 현실에 자주성지키는게 쉽지는 않을테죠.

그저 씁쓸한 현실.
Commented by 바로 at 2008/04/27 09:29
으음....조금 동의하지 못하는 겠군요^^::
일단 하트와 같은 경우 한국의 근조나 별 차이가 없는 민족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시위쪽으로 오면, 과연 중국인들이, 그것도 외국 유학하는 중국인들이 과도한 민족주의로 허무맹랑한 소리를 믿을까요? 저는 조금 회의적이랍니다. 차라리 일정한 다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을듯 합니다.

조선족에 관한 사항은 어느 정도 공감을 하면서도, "세뇌"와 같은 용어나 민족의식을 잃어간다는 소리에는 동의하기 힘들군요. 제가 민족주의를 어마어마하게 싫어하고 반박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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